요즘 별로 말더듬에 대해 신경이 가지 않는다.
유창성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게 없다...
하지만 말더듬에 대한 공포는 많이 줄어 들었다...
공포가 줄었다해서 말이 더 잘 나온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래도 그냥 편하다.
한마디하는데 몇분씩 걸리때도 있지만 그래도 편하다.
남들이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얼굴이 일그러지고 입에, 입술에
힘이 들어가도 괜찮다..,
원래 나의 본 모습이니까...

옛날에 말더듬때문에 못한게 많었다..
공부하기 싫은것도 말더듬때문이었고,
미팅안나는것도 말더듬때문이었고,
친구들 피하는 것도 말더듬때문이었고,
밥먹기 싫은 것도 말더듬때문이었고,
여행못가는 것도 말더듬때문이었고,
튀는(화려한) 옷을 못입는것도 말더듬때문이었고,
전화받기 싫은것도 말더듬때문이었고,
하다못해 머리 염색하는것도 말더듬때문에 하지 못했다.

말더듬는 사람은 튀어선 안되기때문에.
말더듬을 보이면 안되기때문에
말더듬을 보이면 남들이 비웃을까봐.

그러나 이제는 하련다.

얼마전에 머리 염색을 했다.
에전부터 하고싶었는데 못했다.
미용실 가서 어떤색, 어떻게 해달라고 말해야 되는데...더듬을까봐.
머리염색했는데 남들이
"머리 염색했네" 하며 말을 걸어 올까봐 못했다.
"어디서 했어?", "해보니까 어때?"
하니까 기분좋다.
사람들 만나면 얘기거리가 생겼으니까,말은 더듬어도...

또 인라인 스케이트를 샀다.
타보고 싶었는데 여태 못샀었다.
말을 더듬어서, 말도 못하는데 그거 타서 뭐하냐는 생각이 들어서..
그걸 살때도 말을 많이 더듬거렸다...
공원에서 타는데 9살짜리 여자애를 만났다.
그 얘는 잘 탔다. 그래서 나이며 집을 물어 보았다.
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더듬거리면서...
그 아이가 물었다...
"아저씨 말 잘 못햇요?" " 원래 그래"
"병원에 가봐요, 그럼"

그 아이가 내게 껌 하나를 주었다. 고맙다 말하면서
같이 스케이트를 탔다... 다음에 또 보자면서 악수를 하고선
헤어졌다...

크리스마스 이브엔 배낭여행하면서 알게된 여학생과 그 친구들 불러
놀았다... 첨엔 걱정했다... 나의 말더듬을 적나라하게 보일텐데..
하지만 깨달았다. 말을 더듬어도 남들 다 노는 크리스마스 이브땐
재미있게 놀 수 있다는 것을... 여자와 같이...

오늘도 떠듬떠듬 전화를 걸고 받곤 하지만 그래도 갠찮다...
나의 현재 모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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