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개 님,

잘 되었다고 좋아만 할 게 아니라, 왜 잘 되었는가, 그 때 내 마음은 잘 안되었을 때의 마음과 어떻게 달랐을까, 마음 외에도, 상황이나 몸의 자세, 말투 등은 어떻게 달랐을까를 유심히 관찰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그리고 제 생각을 한 가지 덧붙인다면, 말로 못하면 글로 쓰면 된다는, 당연하지만 생각하기 어려운, 그런 마음, 뭔가 체념한 듯한, 뭔가 내려놓은 듯한, 그런 느슨하게 풀어진 마음을 내니까, 생각 외로 잘 나왔던 게 아닌가 합니다.

즉, 잘하겠다는 욕심이 줄어드니까, 결과적으로 더 잘하게 되었다는 거지요.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것에 다 해당되는 말입니다. 축구할 때도, 왼발로 차겠다, 오른발로 차겠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왼발로 차게 되고 오른발로 차게 되야 제대로 축구가 되는 거지요.

걸을 때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이제는 왼발을 내려놔야지, 이제는 오른발을 내려놔야지 하지 않아도,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제대로 걸을 수 있는 것이고요. 숨을 쉬는 것이나 밥을 먹는 것이나, 다 마찬가지 아닌가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뭔가를 한다는 생각 없이 하는 게 많은 사람일수록, 행복한 사람이고, 뭔가를 한다는 생각이 많은 사람일수록 행복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사람이 되겠지요.

우리가 아주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서, 그 때가 행복했었다고 느끼는 이유도, 아마, 그런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뭔가를 한다는 생각이 적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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