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말더듬 홈페이지

집단치료 5주가 끝났다
앞으로 또 5주가 남았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싶었다.
나에겐 말막힘공포는 사라지지도 않고
항상 붙어다녔고

내가 내인생을 설계하는 어제,오늘도 늘 내곁에 장애가
되는 한가지다.

나는 말막힘공포를 장애로 생각했고
나를 후천성이든 선천성이든 나를 장애자로
생각했고 길거리에서 장애자를 보면
나의 동족을 보듯 가슴아파했고

누가 나에게 장애자라고 하고 하면 "그렇다"라고
창피해 하며 고개를 숙일것 같았다.

내인생은 그랬다.
내가 누가 그랬듯 좀생이든 소심하든 나는
늘 나에게 불만이었고 이런 내가 싫었다.

어언 내 나이도 30을 넘었다.

즐겁게 살아야할 인생이 30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말막힘 공포에 신경쓰지 말고
이제 남은 인생을 즐겁게 살아!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영원히 내곁에 머물 말막힘 공포를 한번
캐내고 싶었다.

나와 그리고 내 후배들을 위하여

이시간에도 오늘의 말막힘으로 인하여
공포에 떨고 찝찝해 하며
우리의 어린 학생은 비참한 기분으로 공부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말막힘공포는 불치인가?

어떤 근거에서 그런가?

정말 불치라면 그대로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내겐 아직 불치다 라는 확신이 없다.

그래서 나의 젊음을 이곳에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치료받는 동안 아무하고도 말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귀가 엷다는것을 알고 있다.

말막힘공포에 관한 개선될만한 글이 있거나
사람이 있으면 나는 그 내용에 또다시 목숨을 건다.

그래서 이번엔 아무하고도 접촉하지 않았다.

내가 그토록 무서워하던 말이 꽉 막혀 한마디도 못하여
그 상황이 끝났적은 최근에 없었다.

나는 평소에 약간 불편한 상황에서 막히면
중요한 순간에 벙어리가 될꺼야 라고 늘 걱정해하며
평소에 단 한마디도 막히지 않을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단 한막디가 첫말에 막히면 내얼굴은
차가워지고 어둡고 슬픈생각들로 가득찼다

하지만 치료받는 도중에 깨달은 사실은 벙어리 상황은
내게 일어나지 않았다.
단 한마디고 못하고 상황이 끝난적은 없었다.
버벅거림과 약간의 순간적 막힘은 있었지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벙어리는 없었다.

벙어리가 되면 밥그릇을 놓아야 할꺼야 라는 판단을 했다.
그런데 벙어리가 되어도 나는 숟가락을 들수 있다.
벙어리도 할수 있는 일이 있고
약간의 유창함을 사용하여 얼마든지 살아갈수 있다는 것이다.

환상은 사라진다.

나에게 맞는 삶을 살아야 할것같다.

그래서 지금은 어려운 상황에서 약간 막혀도
그 찝찝함이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막힌다고 해서 숟가락을 놓지 않아도 된다니
얼마나 좋은가.

그리고 내가 업무발표시 말좀 막힌다고 해서
그걸고 나를 전부로 판단하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wife한테도 확인했는데 사람을 그렇게 말막힘 횟수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사람이 말하는 업무내용,평소의 진솔함,노력,인간성으로
전체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내가 사람을 판단할테도 마친가지로 판단하는 것같다.

어떻게든 될것 같다.
구름이 되든 산이되든 벙어리가 되든.

오늘은 회사에서 고개를 몇번 흔들었다.
말막힘공포는 늘 함께 있다.
고개를 흔들어 찝찝해서
막혀도 별 큰일도 일어나지 않을텐데
고개라도 흔들지 말자
흔드니까 머리가 아프잖아.라고 판단하여

막힐것 같으면 고개라도 흔들지 않을려고 노력했다.
약간의 효과는 있었다.

wife와 둘이 음식점에서 "아가씨"의 아자를 말할려는데
아자가 나오지 않을것 같았다.

고개를 흔드는가 를 가만히 지켜보았더니
흔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막히더라도 흔들지나 말자라고 생각하여
천천히 내뱉었다

아가씨 나왔다.
기분좋아 소주한잔했다.

내일도 노력해야지 할수 있는 만큼만.

단 정말 중요한 순간에 막혀서 처음부터 끝까지 벙어리가
된다면 다시 그자리에 서서 나는 시작할것 같다.
나의 생존의 노력일까.

오기 일까.

그래도 나오지 않는다면
갑자기 병신이 된것 처럼 나는 현재의
있는 이대로를 수용하리라

그리고 거지처럼 잡초처럼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아가리라.

어째튼 열심히 살아야 하리라

뭐가 되도 되겠지.

나는 예리한 분석가도 못되고
강인한 의지를 가지도 못하고
말빨이 죽이는 것도 아닌

좀생이 같고 소심하며 겁많고 세심한 사람이다.
이런 나의 부분이 있다는걸 받아 들여야 한다.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죽어야 한다.
자살을 하든 떨어져 죽든 해야 한다.

하지만 자살할수 있는 용기도 없으니
살아야 한다.
나와 세상에 맞추어 가야

세상이 어느날 완전히 바뀌여 전혀 다른 내게 불리한 세상이
되어도 나는 그걸 냅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피곤하니까.

내가 병신이 되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모두 날 버린다면 나는 내가 쓸수 있는 악을 쓰되
그 악도 소용이 없다면 나는 받아들이리라.

이목숨은 질기기도 하다
어찌 내일도 나는 살수 있단 말인가.

내가 저세상으로 간뒤 세상이 날 욕하여도 난
어쩔수 없다면 쓴맛이지만 받아들이라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나를 멀리한다면
나는 아프지만 받아들이라
바라보리라.

오늘도 생각하는 내가 있구나

하지만 내겐 아주 멋진 웃음이 있는 것 같다.
그 웃음은 참 좋은것 같다.

4년동안 불만을 품은 회사동기에게 모두 말했다.
나는 너의 이러이러한 점이 싫다고
그리고 니가 싫고 이런 나를 가만히 두니
내가 힘들어 이렇게 이야기 한다고.

그의 태도가 바뀐다.
정중하게.

나는 말하기전 별의 별 생각을 다했다.
이말했다가 이녀석이 혹시 화를 내면 어떻하지.등등.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았다.
글 공평한 것 같다.

말막힘공포는 있지만 사람한데 기가 죽을 필요는 없는것
같다.
막막힘공포가 있다고 해서 병신은 아니니까.

내일 무슨일이 일어나도
나는 따뜻핝 이불속에서 깊은 달콤한 잠을 자야겠다.
꿈속에서 또다시 말막힘 공포가 찾아와도
다 모두가 받아들이리라.
그것을 쓴맛으로든 단맛으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