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님,

인수 님에게는 Nisargadatta Maharaj 가 제격인 듯 합니다.

진리의 모습을 마치 유클리드 기하학을 풀어나가듯이 풀어나가는 그의 모습은
감탄을 금할 수 없게 하지요.

우리 나라에 번역서가 나오지 않아서, 약간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인터넷
서점을 통하면 원서를 구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으므로, 구해볼 수도 있지
않나 합니다.

그는 홍신자의 마지막 스승이었습니다.
그와의 대화를 기록한 책, "I am that"은 세계적인 명상서의 바이블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생전에 수행을 꽤 했다는 사람들도 그를 만나기를 두려워했지요. 왜냐
하면 지금까지 수행해온 모든 것이 제로로 돌아가 버리게 만들었으니까요.

수행을 통해서 얻은 여러 가지 것들, 윤회나 전생, 카르마, 신 등 모든 것들이
이제까지 알아온 것과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 다루어지니, 처음 듣는 사람들은
강한 거부감을 가지기도 했었죠.

하지만, 날카로운 사람들, 뭔가에 얽매이길 싫어하는 사람들, 의미의 배후의
의미, 진리 이전의 진리를 찾는 사람들은 그가 말하는 게 의미가 있음을 직
관으로 알고, 그에게 헌신했었고, 요즘 New Generation 이라고 하는 젊은
깨달은 이의 그룹 중에는 그에게 가르침을 받은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습
니다.

제가 읽었던 책은 두 권인데, 하나가 "I am that"이고 하나는 "Pointers from
Nisargadatta Maharaj"입니다.


삶의 의미를 묻는 그 질문에 대한 Maharaj 의 답은 그 두 책에 잘 나와있
는데, 우선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물으려면, 그 전에 해결되어야만 하는
문제가 있지요.

삶은 무엇인가? 어쩌면 이 질문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이라고
볼 수 있나요?

그렇다면, 또 하나의 문제가 있지요. 이 질문을 하는 나는 누구인가? 이 문
제는 해결되었는가?

그래서 그의 가르침은 바로 "내가 있구나"라는 그 내가 존재한다는 느낌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거지요.

그는 국민학교도 나오지 못했고, 교육수준이라고는 겨우 인도 자기 지방 토
속어를 읽고 쓸 줄 아는 정도 밖에 아니랍니다. 직업은 장터에서 담배를 말아
파는 담배상인이었고요.

34 살에 "내가 있구나"를 처음 들어가지고, 자기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일
하는 시간외에는 모든 시간을 "내가 있구나"에 주의를 기울이는데 바친 결과
37 살에 완전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자기 좋을 대로 살면 그만이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닌 듯 합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것들은(세속적이든 명상적이든, 그 무엇이든) 결국 자기가
좋게 되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요. 다른 것이겠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은 게, 과연 무엇이 자기가 좋은 길인가 하는
거지요.
또 하나는 자기가 좋은 길은 알고 있다하더라도, 그 길을 가기가 그렇게 쉽
지가 않은 거지요. 어쩌면 아주 어렵다고 해야하나요?

장수하기를 바라면서 과식, 탐식을 하고, 돈을 모으기를 바라면서 돈을 낭비
하고, 시험에 합격하기를 바라면서 공부를 게을리 하고, 마음이 안정되기를
원하면서 그다지 필요하지도 않은 것에 자꾸만 관심을 가지고...........

지혜와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게 아닐까요?
과연 무엇이 자기에게 좋은 것인가를 알 수 있는 능력이 지혜라고 할 수 있
다면, 그 좋은 것을 실제로 살아낼 수 있는 능력을 힘이라고 볼 수가 있을
것입니다.

힘과 지혜는 따로 분리하기가 어려운 점도 있는 게, 지혜가 열리면 힘도 저
절로 붙는 점이 있고, 힘이 길러지면 마음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일이 적기
때문에, 지혜를 갖추기가 쉬워지는 점이 있지요.

그래서 인류의 스승들은 매일 명상, 매일 기도를 강조하셨는데, 나도 실천수
행하기가 참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매일 한 시간 만이라도 명상(또는 기도)을 할 수만 있다면, 힘과 지혜는 저
절로 따라오지 않나 하는 생각은 드는데, 실천이 쉽지가 않은 듯 합니다.


이에 대해서 어느 구루(guru)가 한 말이 있지요.

"너희들은 나한테 와서 약을 받아가기는 하지만, 약을 먹지는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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